[고지] 작성 시점 기준으로 필자는 본문에 언급된 종목을 보유하고 있지 않습니다. 필자는 사전 예고 없이 종목을 매수·매도할 수 있습니다. 이 글은 특정 종목의 매수·매도를 권유하지 않으며, 모든 투자 판단과 그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가는 2026년 9월 29일 종가 기준입니다.
리레이팅 연재
- 1부: 리레이팅 뜻과 사례 4가지, 이익이 따라온 경우만 남았다 ← 지금 읽는 글
리레이팅은 같은 이익에 시장이 더 높은 배수를 붙이는 일입니다. 이 글은 두산, SKC,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한화비전 네 종목의 공시와 증권사 리포트로 리레이팅이 실제로 주가를 얼마나 움직였는지 검증합니다.
결론은 분명합니다. 새 사업의 이익이 공시로 확인된 두 종목은 상승 직전 저점부터 고점까지 KOSPI를 4.6~7.7배 이겼습니다. 이익이 확인되기 전에 기대만으로 오른 두 종목은 KOSPI 대비 1.4~1.5배에 그쳤고, 2026년 9월 29일 현재는 출발점보다 시장에 뒤처져 있습니다.
리레이팅 뜻과 주가 분해식
리레이팅은 사업의 무게중심이나 제품의 수요처가 바뀌면서 투자자가 그 회사를 다른 업종의 잣대로 재기 시작할 때 일어납니다. 반대로 배수가 낮아지는 것은 디레이팅이라고 합니다.
이 글은 주가 상승을 두 부분으로 나눕니다. 회사의 실적이나 자본이 커진 몫과, 시장이 붙이는 배수가 커진 몫입니다.
주가 배수 = 실적(자본) 배수 × 멀티플 배수
네 사례에는 적자 구간이 끼어 있어 PER을 공통 지표로 쓸 수 없습니다. 그래서 멀티플 비교에는 PBR을 씁니다. 또 2025~2026년에는 KOSPI 자체가 크게 올랐기 때문에, 모든 상승률은 같은 기간 KOSPI 상승률로 나눈 초과 배수로도 함께 제시합니다.
네 가지 경로와 두 가지 순서
리레이팅은 무엇이 바뀌었는지(경로)와 무엇이 먼저 움직였는지(순서)로 나눌 수 있습니다. 순서의 기준점은 새 사업의 이익이 처음 공개된 날입니다. 이익이 공개된 뒤 멀티플이 오르면 확인형, 멀티플이 먼저 오르고 이익이 나중에 오거나 아직 확인되지 않았으면 선반영형으로 분류합니다.
| 경로 | 확인형 | 선반영형 |
|---|---|---|
| 기존 사업의 재분류 | 두산: 중공업 지주사에서 CCL 회사로(사업 믹스 이동) |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EV 전지박에서 AI 기판 회로박으로(수요처 이동) |
| 새 사업의 진입 | SKC: 필름·화학에서 2차전지 동박으로(인수 편입) | 한화비전: 카메라에서 반도체 장비로(신사업 진입) |
자료: 각 사 공시, 증권사 리포트 기준 자체 분류.
두산: 지주사에서 CCL 회사로 다시 평가받다
두산은 전자BG(동박적층판, CCL)의 이익이 확인된 뒤 시가총액이 14.5배가 됐습니다. 그 전에 있었던 급등은 CCL과 관계가 없었습니다.

2023년 급등은 자회사 상장 이벤트였다
2023년 9월 11일 두산 주가는 27.65% 올랐고, 다음 날 장중 166,600원을 기록했습니다. 원인은 자회사 두산로보틱스의 상장 추진이었습니다. 두산로보틱스는 9월 11일부터 기관 수요예측을 시작했고 10월 5일 상장했습니다.
상장 이벤트가 끝나자 주가는 지주사 할인으로 돌아갔고, 10월 27일 시가총액은 1.21조 원까지 내려갔습니다. 이 구간은 리레이팅이 아니라 이벤트에 따른 일시 상승이었습니다.
당시 증권사는 두산을 지주사로 평가했습니다. 교보증권 박건영 연구원은 2023년 11월 8일 자체사업(전자BG 포함) 가치를 2023년 예상 순이익에 P/E 10배를 곱한 7,010억 원으로 계산했습니다. NAV 5조 1,460억 원의 13.6%이며, 여기에 55% 할인을 적용했습니다. 전자BG 영업이익은 2023년 연간 346억 원으로, 두산 전체 부문 합계의 2.19%였습니다.
2024년, 이익이 튄 뒤 멀티플이 따라왔다
전자BG 분기 영업이익은 2024년 1분기 2억 원에서 2분기 479억 원으로 뛰었습니다. 3분기 297억 원, 4분기 448억 원을 더해 2024년 연간 1,226억 원이 됐고, 2025년 1분기에는 한 분기에만 1,161억 원을 냈습니다.
자료: 두산 분기·반기·사업보고서(사업부문별 주요 재무 현황) 누적치 기준 자체 계산.
이 수치가 처음 공시된 반기보고서의 최초 제출일은 2024년 8월 14일입니다. 그보다 앞선 2024년 7월 26일 잠정실적 공시에는 연결 실적과 별도 상반기 실적만 있고, 전자BG 수치는 없습니다.
■ 매출액 : 4,864억원 (+4.1%)
■ 영업이익 : 387억원 (+28.1%)
— 두산 연결재무제표기준영업(잠정)실적(공정공시), 별도 상반기 손익항목
2024년 8월 14일부터 2026년 6월 1일 고점까지 시가총액은 2.45조 원에서 35.68조 원으로 14.5배가 됐습니다. 같은 기간 KOSPI는 3.32배였으므로 KOSPI 대비로는 4.37배입니다.
증권사도 계산 방식을 바꿨다
DS투자증권 김수현 연구원은 2024년 10월 16일 전자BG 사업가치를 1.5조 원에서 2.5조 원으로 올렸고, 적용 멀티플은 15배로 보수적으로 잡았다고 밝혔습니다. 이 시점에 전자 가치는 목표 NAV의 74%였습니다. 같은 연구원의 2026년 9월 18일 리포트와 비교하면 전자 가치 상승을 이익과 멀티플로 나눌 수 있습니다. 이익은 164십억 원(2025년 전망)에서 760십억 원(2026년 전망)으로 4.6배, 멀티플은 15배에서 35배로 2.3배가 됐고, 전자 사업가치는 2,462십억 원에서 26,610십억 원으로 10.8배가 됐습니다.

자료: DS투자증권(김수현, 2024년 10월 16일·2026년 9월 18일) 목표주가 산정표 기준 자체 계산. 두 리포트 모두 ‘이익’ 항목의 정의는 명시하지 않았습니다.
교보증권에서는 담당 섹터 자체가 바뀌었습니다. 2025년 11월 10일 담당자가 지주/신재생에서 IT 부품 담당으로 바뀌었고, 박희철 연구원은 2026년 7월 28일 전자BG에 글로벌 Peer 12MF EV/EBITDA 18배를 적용했습니다. 두산은 더 이상 지주사 할인을 받는 회사가 아니라 CCL 회사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모든 상승이 CCL 효과는 아니다
2024년 1월 22일부터 5월 16일까지 두산은 KOSPI 대비 1.98배 올랐지만, 같은 시기 전자BG 영업이익은 2억 원이었습니다. 이 구간의 원인은 공시상 확인되지 않습니다. 2024년 7~8월에는 시가총액이 3.92조 원에서 2.26조 원으로 42% 줄었는데, 7월 11일 발표된 그룹 사업재편안과 그 논란이 이어진 시기와 겹칩니다.
상장 자회사의 지분가치도 함께 커졌습니다. 교보증권 2023년 리포트의 상장회사 보유 가치는 할인 전 5.14조 원이었고, DS투자증권 2026년 리포트의 상장사 NAV는 50% 할인 후 9.97조 원입니다. 두 리포트의 할인 방식이 달라 비율로 쪼갤 수는 없지만, 두산의 초과 상승 전체를 CCL에 돌리는 것은 과장입니다.
SKC: 동박 인수 공시에 이미 이익이 있었다
SKC는 분기보고서가 아니라 인수 공시가 기준점이라는 점에서 확인형입니다. 2019년 6월 13일 주요사항보고서에는 인수 대상 회사의 직전 연도 실적이 붙어 있었습니다.
Sizable 성장이 가능한 Mobility 사업으로 진출/확장
— SKC 주요사항보고서(타법인 주식 및 출자증권 양수결정), 양수목적
양수금액은 1,200,000,000,000원으로 자기자본대비 70.80%였습니다. 같은 공시의 발행회사 요약 재무상황에는 케이씨에프테크놀로지스의 2018년 매출액 253,567백만원, 당기순이익 26,475백만원이 적혀 있습니다. 새 사업의 이익은 인수 발표와 동시에 공개됐습니다.
2019년 5월 30일 저점부터 발표 전날까지의 선행 상승은 KOSPI 대비 1.12배였습니다. 인수 공시 당일 주가는 2.7% 올랐고, 그 뒤 2021년 11월 26일 고점까지 시가총액은 1.14조 원에서 7.55조 원으로 6.62배, KOSPI 대비 4.60배가 됐습니다.
매출 비중 20% 미만이 회사 전체 멀티플을 바꿨다
- 전지박 매출 비중: 2020년 13.7%, 2021년 19.5%
- 모빌리티(동박) 부문 영업이익: 2020년 394억 원, 2021년 659억 원
- 연말 PBR: 2019년 1.23배, 2021년 3.30배

자료: SKC 사업보고서(2020·2021사업연도, 주요 제품등의 현황·사업부문별 요약 재무현황), KRX 시가총액 기준 자체 계산.
인수 전 SKC의 멀티플에는 천장이 있었습니다. 하나금융투자 윤재성 연구원은 2019년 2월 14일 PBR 1.1배를 4~5년간 넘지 못한 벽으로 봤습니다. 같은 연구원은 2022년 4월 7일, 멀티플이 낮은 사업을 팔고 동박 등 멀티플이 높은 사업으로 옮겨 구조적 리레이팅이 가능하다고 봤습니다.
다만 SKC는 끝까지 화학 섹터 애널리스트가 담당했고, 동박 비교기업군의 멀티플을 수치로 제시한 리포트는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바뀐 것은 평가의 언어였고, 주가는 그보다 먼저 움직였습니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적자 실적 발표날 상한가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이익 없이 수요처 이동 계획만으로 멀티플이 올랐다가 되돌아간 사례입니다. 상승 구간 내내 영업적자였습니다.
2025년 11월 10일 발표된 3분기 영업손실은 343억 원이었습니다. 그런데 주가는 그날 29.8% 올라 상한가를 기록했고, KOSPI 대비 초과 상승은 26.8%p였습니다. 시장이 반응한 것은 숫자가 아니라 전환 계획이었습니다.
SK증권 박형우 연구원은 다음 날(2025년 11월 11일) 리포트에서 회사가 EV 배터리에서 AI 기판 소재로 성장전략을 바꿨다고 봤습니다. 회로박 생산능력을 2025년 3,300톤에서 2026년 5,500톤으로 늘리는 계획도 소개했습니다. 목표주가는 2029년 예상 EPS 2,343원에 AI 기판 기업 평균 PER 19배를 적용한 44,500원이었습니다. 4년 뒤 이익에 다른 업종의 멀티플을 붙인 셈입니다.
시장 대비로 보면 상승분은 작았다
- 유상증자 이후 저점(2025년 5월 23일)부터 고점(2026년 5월 4일)까지: 시가총액 1.03조에서 4.11조 원(3.98배), KOSPI 대비 1.49배
- 전환 발표 직전(2025년 11월 7일)부터 고점까지: KOSPI 대비 1.82배
- 그 전 반년(2025년 5~11월): KOSPI 대비 0.82배
- 2026년 9월 29일: 저점 대비 KOSPI 대비 0.81배

자료: KRX 개별종목 시세(시가총액), 한국은행 ECOS KOSPI지수 기준 자체 계산.
PBR은 0.62배에서 2.48배로 올랐습니다(2025년 말 지배주주지분 기준). 상승분의 상당 부분은 시장 자체의 상승이었고, 시장을 앞선 몫은 반년 만에 사라졌습니다.
수요처 이동은 공시 매출로 확인되지 않는다
반기보고서의 제품별 매출은 ‘Elecfoil 등’ 한 품목으로만 공시돼, 회로박 비중은 공시상 확인되지 않습니다. 공시로 확인되는 것은 익산 1공장 회로박 증설 약 490억 원(공시일 2026년 4월 28일) 같은 투자 계획입니다.
비교기업군을 AI 기판으로 바꾼 증권사는 네 곳 중 SK증권 한 곳이었습니다. 나머지는 2026년 8월 리포트에서도 2차전지 소재 기준을 유지했습니다.
- 신한투자증권 김명주(2026년 8월 7일): 2차전지 소재 Peer 평균에 30% 할증
- 키움증권 권준수(2026년 8월 7일): 이차전지 소재 2028년 평균 EV/EBITDA 14배
- DS투자증권 최태용(2026년 8월 7일): 회사의 2022~2024년 최고 멀티플 평균에서 10% 할인
SK증권도 2026년 7월 9일에는 기준을 2028년 예상 EPS 4,058원과 AI 기판 Peer 최저 PER 15배로 바꿨습니다. 멀티플은 19배에서 15배로 낮아졌습니다.
한화비전: 수주와 전망에 흔들린 주가
한화비전은 반도체 장비 이익이 의미 있는 규모로 확인되기 전에 주가가 두 차례 올랐고, 두 번 모두 반납했습니다.
첫 공시는 이익이 아니라 수주였다
HBM 제조용 반도체 장비 공급 계약
— 한화비전 단일판매ㆍ공급계약체결(2025년 3월 14일), 체결계약명
계약금액은 21,000,000,000원, 계약상대는 SK하이닉스였습니다. 공시상 매출액대비 5.38%는 한화비전 연결이 아니라 자회사 한화세미텍의 2023년 별도 매출을 분모로 한 값입니다. 공시 당일 주가는 12.7% 올랐지만, 그 전 석 달(2024년 12월 20일~2025년 3월 13일) 동안 이미 KOSPI 대비 1.81배 올라 있었습니다.
상승과 반납이 두 번 반복됐다
- 1차 상승(2024년 12월 20일~2025년 3월 13일): KOSPI 대비 1.81배
- 중간(2025년 3월 13일~2026년 1월 29일): KOSPI 대비 0.49배
- 2차 상승(2026년 1월 29일~3월 25일): KOSPI 대비 1.55배
- 저점부터 고점까지: 시가총액 1.45조에서 4.68조 원(3.23배), KOSPI 대비 1.38배
- 2026년 9월 29일: 저점 대비 KOSPI 대비 0.60배

자료: KRX 개별종목 시세(시가총액), 한국은행 ECOS KOSPI지수 기준 자체 계산.
2차 상승의 출발점은 키움증권 반도체 담당 박유악 연구원의 커버리지 개시일(2026년 1월 30일)이었고, 그날 주가는 11.6% 올랐습니다. 2월 5일에는 2025년 연간 실적이 공시됐고, 그 뒤 고점까지 KOSPI 대비 1.37배가 더 올랐습니다. 다만 같은 날 공시는 세미텍 부문을 흑자가 아니라 적자 축소로 설명했습니다. 4분기만 떼어 본 부문 흑자전환은 키움증권 리뷰(2026년 2월 6일)에서 제시된 수치입니다. 2월 24일에는 삼성전자가 경쟁사 TC본더를 쓰지 않을 수 있다는 소식과 함께 공급 확대 기대가 커지며 하루 29.9% 올랐습니다. 반대로 2월 10일에는 하루 12.7% 내리기도 했습니다.
3. 세미텍 부문의 TC본더 수주에 따른 영업적자 축소
— 한화비전 매출액또는손익구조30%(대규모법인은15%)이상변경(2026년 2월 5일), 매출액 또는 손익구조 변동 주요원인
확인된 이익의 크기는 작았다
- 반도체 품목 매출: 2025년 1,103억 원, 2026년 상반기 421억 원(연율 환산 시 842억 원, 약 24% 감소)
- 산업용장비 부문 영업손익: 2025년 상반기 -194억 원, 하반기 -15억 원(연간에서 상반기를 뺀 값), 2026년 상반기 +25억 원
- 산업용장비에는 SMT·반도체·공작기계가 묶여 있어, 반도체 장비 단독 이익은 공시상 확인되지 않음
자료: 한화비전 반기보고서(2026년 8월 13일 제출, 주요 제품 등의 현황·영업부문 정보) 기준, 하반기 수치는 자체 계산.
2차 상승의 상당 부분은 2월 5일 실적 공시 뒤에 나왔습니다. 그러나 회사 공시는 세미텍을 적자 축소로 설명했고, 반기 단위 부문 손익도 2025년 하반기까지 적자였습니다. 고점 시가총액 4.68조 원을 설명할 만한 이익은 확인되지 않아, 이 글은 한화비전을 선반영형으로 분류합니다. 확인형과 선반영형을 가르는 것은 이익의 유무만이 아니라 그 크기입니다.
증권사는 한 회사에 두 개의 멀티플을 붙였습니다. SK증권 이동주 연구원(반도체 소부장)은 2026년 7월 31일 세미텍에 P/E 35배, 시큐리티에 16배를 적용했고, 리레이팅의 동력은 반도체이지만 이익의 바탕은 시큐리티라고 봤습니다. 한화투자증권 김광진 연구원은 2025년 3월 24일 세미텍에 주요 경쟁사 평균 P/E 23배를 적용했습니다. 다만 한화투자증권은 리포트 준법고지에 한화비전과 계열회사 관계임을 밝혔습니다.
KOSPI 대비로 다시 본 네 사례
상승 직전 저점부터 고점까지 시가총액은 네 종목 모두 3배 넘게 올랐습니다. 그러나 KOSPI로 나누면 확인형 두 종목은 4.6~7.7배, 선반영형 두 종목은 1.4~1.5배로 갈립니다. 두산의 7.66배에는 이익 확인 전 구간(1.75배)이 포함돼 있고, 이익 확인 이후만 보면 4.37배입니다.
2026년 9월 29일 기준으로 두산은 저점 대비 KOSPI 대비 6.14배를 유지하고 있지만,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0.81배, 한화비전은 0.60배로 출발점보다 시장에 뒤처져 있습니다.
PBR로 보면 두산은 0.96배(2023년 말)에서 13.7배(2026년 6월 1일), SKC는 1.23배(2019년 말)에서 3.30배(2021년 말),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0.62배에서 2.48배, 한화비전은 1.76배에서 5.41배가 됐습니다. 네 종목 모두 3배 이상 커졌지만, 그중에는 시장 전체의 멀티플 확장이 차지하는 몫도 있습니다.

자료: KRX 개별종목 시세(시가총액), 한국은행 ECOS KOSPI지수, 각 사 공시 지배주주지분 기준 자체 계산.
주가는 무엇에 반응했나
네 종목 모두 정기보고서 제출일에는 거의 반응하지 않았습니다. 크게 움직인 날은 경영진의 계획 발표, 수주, 고객사 소식이 나온 날이었습니다.
| 종목 | 사건 | 날짜 | 당일 주가 | KOSPI 대비 초과 |
|---|---|---|---|---|
| 두산 | 전자BG 이익 첫 공시(반기보고서) | 2024년 8월 14일 | -1.3% | -2.2%p |
| SKC | 동박 인수 공시 | 2019년 6월 13일 | +2.7% | +3.0%p |
| 한화비전 | TC본더 수주 공시 | 2025년 3월 14일 | +12.7% | +13.0%p |
| 한화비전 | 2025년 실적 공시(세미텍 적자 축소) | 2026년 2월 5일 | -3.1% | +0.7%p |
| 한화비전 | TC본더 공급 확대 기대 | 2026년 2월 24일 | +29.9% | +27.8%p |
| 한화비전 | 부문 반기 흑자 공시(반기보고서) | 2026년 8월 13일 | +2.3% | -1.3%p |
|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 적자 실적과 회로박 전환 계획 발표 | 2025년 11월 10일 | +29.8% | +26.8%p |
자료: KRX 개별종목 시세(등락률), 한국은행 ECOS KOSPI지수, 각 사 DART 공시 기준 자체 계산.
이유는 두 가지입니다. 첫째, 실적 숫자는 잠정실적과 실적설명회에서 먼저 나오기 때문에 보고서 제출일에는 이미 반영돼 있습니다. 둘째, 부문별 이익은 잠정실적 공시에도 없습니다. 두산(2024년 7월 26일)과 SKC(2020년 5월 7일)의 잠정실적 공시는 모두 연결 합계만 담았습니다.
목표주가는 주가를 뒤따랐다
- 두산(교보증권): 120만 원(2025년 11월 10일)에서 220만 원(2026년 6월 29일)까지 올렸고, 마지막 상향은 주가 고점 4주 뒤였습니다.
-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DS투자증권): 60,000원(2026년 2월 4일)에서 100,000원(5월 12일)으로 올렸고, 고점 8일 뒤였습니다. 리포트 제목은 ‘AI 소재사로서의 리레이팅 구간 도래’였고, 8월에는 74,000원으로 내렸습니다.
- 한화비전(키움증권): 80,000원(2026년 1월 30일)에서 120,000원(3월 6일)으로 올렸고, 8월에는 100,000원으로 내렸습니다.
증권사의 인정을 확인한 뒤 움직이면 대부분 늦었습니다. 예외는 두산이었습니다. DS투자증권이 전자BG 중심으로 평가한 2024년 10월 16일 이후에도 두산은 고점까지 KOSPI 대비 3.36배 올랐습니다. 두산에는 그 인정 뒤에도 이익이 계속 따라왔습니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SK증권의 AI 기판 평가(2025년 11월 11일) 뒤 고점까지 KOSPI 대비 1.32배였고, 지금은 0.72배입니다.
반대 시나리오와 분석의 한계
이 글의 결론은 네 사례에서 관찰된 패턴이지, 앞으로도 그렇게 된다는 예측이 아닙니다. 다음 다섯 가지는 결론을 약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 표본이 네 개입니다. 확인형과 선반영형이 각각 두 개뿐입니다.
- 시기가 다릅니다. SKC는 2019~2021년, 나머지 세 종목은 KOSPI가 크게 오른 2025~2026년이라 변동성을 직접 비교할 수 없습니다. 한화비전은 2024년 9월 27일 상장해 그 전 주가가 없습니다.
- 두산의 초과 상승에는 CCL 외의 요인이 섞여 있습니다. 2024년 상반기 상승의 원인은 공시상 확인되지 않고, 상장 자회사 지분가치도 함께 커졌습니다.
- 두산 PBR의 수준은 과대 계산됐습니다. KRX 시가총액에는 자사주가 포함되는데, DS투자증권(2026년 9월 18일) 기준 자사주는 보통주의 16.0%입니다. 자사주를 빼면 2026년 6월 1일 PBR 13.7배는 약 11.5배가 됩니다. 2023년 말에도 비중이 비슷해 배수 변화는 크게 달라지지 않습니다.
- 새 사업의 이익은 부문 안에 묶여 있습니다. 한화비전의 반도체 장비,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의 회로박, SKC의 동박(FCCL 포함) 모두 단독 이익은 공시상 확인되지 않습니다.
선반영형이 항상 실패한다는 뜻도 아닙니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와 한화비전은 아직 의미 있는 규모의 이익이 확인되기 전 단계입니다. 회로박과 TC본더의 이익이 공시로 확인되면 두 종목도 확인형의 조건을 갖추게 됩니다. 그 뒤의 주가는 이 글이 다루는 범위 밖입니다.
정리: 리레이팅을 판단하는 순서
네 사례에서 큰 초과 상승이 유지된 순서는 ‘이익 확인, 주가, 증권사의 인정’이었습니다. 이 순서를 점검 항목으로 바꾸면 다음과 같습니다.
- 새 사업의 매출이 공시에 나타났는가
- 새 사업의 이익이 공시나 보고서 원문으로 확인되고, 시가총액에 비해 의미 있는 규모인가
- 멀티플이 자신의 과거 밴드를 벗어났는가(흑자면 PER, 적자면 PBR로 고정)
- 증권사가 비교기업군이나 평가 방식을 바꿨는가
두산과 SKC는 2번을 통과한 뒤 3번이 진행됐고,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와 한화비전은 2번을 충분히 통과하지 못한 상태에서 3번이 먼저 움직였습니다. 4번은 네 종목 모두에서 가장 늦게 나타났습니다.
함께 지켜야 할 기준이 두 가지 있습니다. 상승률은 KOSPI 대비로 보고, 기준점은 보고서 제출일이 아니라 이익이 처음 공개된 날로 잡아야 합니다. 다음 편에서는 2번을 통과했지만 4번은 아직인 종목을, 그다음 편에서는 3번이 먼저 움직인 종목을 이 순서에 대입할 예정입니다.
데이터 기준일과 출처
1) 기준일
- 주가·시가총액: 본문에 표기한 각 날짜의 종가, 현재 수치는 2026년 9월 29일 종가
- 재무 수치: 본문에 표기한 각 보고서의 기준일
2) 1차 자료
- 두산: 사업보고서(2024년 3월 20일 제출, 2023년 기준), 분기보고서(2024년 5월 16일·11월 14일, 2025년 5월 15일 제출), 반기보고서(2024년 8월 14일 최초 제출, 8월 30일 정정), 연결재무제표기준영업(잠정)실적(공정공시)(2024년 7월 26일)
- SKC: 주요사항보고서(타법인 주식 및 출자증권 양수결정)(2019년 6월 13일), 사업보고서(2021년 4월 23일·2022년 8월 16일 정정, 2023년 3월 20일·2024년 4월 9일 정정·2025년 3월 18일 정정 제출), 분기·반기보고서(2020~2021년), 연결재무제표기준영업(잠정)실적(공정공시)(2020년 5월 7일)
- 한화비전: 단일판매ㆍ공급계약체결(2025년 3월 14일), 연결재무제표기준영업(잠정)실적(공정공시)·매출액또는손익구조30%(대규모법인은15%)이상변경(2026년 2월 5일), 반기보고서(2026년 8월 13일 제출, 2026년 6월 30일 기준)
-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사업보고서(2026년 3월 10일 제출), 분기보고서(2026년 5월 15일 제출), 반기보고서(2026년 8월 14일 제출)
- 한국거래소 정보데이터시스템 개별종목 시세 추이(종가·고가·등락률·시가총액)
-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ECOS) 주식시장(일), KOSPI지수
3) 2차 자료
- 교보증권: 두산(박건영, 2023년 11월 8일), 두산(박희철, 2026년 7월 28일)
- DS투자증권: 두산(김수현, 2024년 10월 16일·2026년 9월 18일),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최태용, 2026년 5월 12일·8월 7일)
- SK증권: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박형우, 2025년 11월 11일·2026년 7월 9일·8월 26일), 한화비전(이동주, 2026년 7월 31일)
- 신한투자증권: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김명주, 2026년 8월 7일)
- 키움증권: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권준수, 2026년 8월 7일), 한화비전(박유악, 2026년 1월 30일·2월 6일·3월 6일·8월 4일), SKC(이동욱, 2019년 1월 7일·2021년 3월 30일)
- 하나금융투자: SKC(윤재성, 2019년 2월 14일·2022년 4월 7일)
- 한화투자증권: 한화비전(김광진, 2025년 3월 24일), 발행사와 한화비전은 계열회사 관계
- 언론 보도: 한국경제(2023년 9월 11일), 아주경제(2023년 9월 20일), 경향신문(2024년 12월 10일), 이투데이(2026년 2월 24일), 서울와이어(2026년 2월 24일)
4) 확인하지 못한 것
- 각 사 신사업 부문의 단독 이익(반도체 장비, 회로박, FCCL을 뺀 동박): 공시상 확인되지 않음
- 두산 2024년 상반기 초과 상승의 원인: 공시상 확인되지 않음
- 두산·SKC 실적발표(IR) 자료의 부문 실적 공개 시점, 한화비전 4분기 세미텍 부문 손익(공시상 분기 수치 없음): 확인하지 못함
- 2년 이상 지난 자료: SKC 관련 2019~2022년 공시·리포트, 두산 2023년 리포트·사업보고서
이 글은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특정 종목의 매수·매도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과거 수익률은 미래 수익률을 보장하지 않습니다.